캣츠는 한국에서 12월 24일 크리스마스 이브에 개봉을 했죠. 크리스마스가 오랜 시간동안 악몽이랑 친한 사이였다는 것을 생각하면 이상한 일은 아닙니다. 하지만 덕분에 모처럼의 휴일에 가족이랑 손잡고 영화관에 들린 부모님들은 피눈물을 흘려야 했죠. 저 고양이도 인간도 아닌 생ㅁ경배하라경배하라고양이와고양이와고양이의위에있는것들에게하늘에있는것은고양이의영혼이요땅에있는것은고양이의몸이니땅에있는것들은그무엇이든지가르릉거리며쓰레기통을뒤지며유우를접시에부어핥아먹을지니오래된듀터러노미가내려오면선택받은고양이가껍질을벗어던지며하늘높이사라질지니
각설하고, 캣츠 영화는 중국어 문법으로 스와힐리어를 구사하는 영국인을 보는거 같습니다. 모국어를 어설프게 구사하려는 척만하는 외계인들의 바디랭귀지같고, 돈을 들여 산 옷을 껌처럼 씹어서 망쳐버리는 어린아이 같습니다. 물론 그런 외계인하고 의사소통 할 수도 있고, 어린아이가 비싼 옷 망치건 말건 그냥 귀엽게 봐 줄 수도 있지만, 보통은 안 그렇지요. 어떤 의미가 됐건 기겁할겁니다. 마침 이동진 평론가가 좋은 한 줄 평을 남기셨더군요.
'왜 영화였을까.'
그렇습니다. 영화 캣츠의 모든 문제는 이게 영화라는 점에서 출발합니다. 뮤지컬은 뮤지컬의 문법이 있고 영화는 영화의 문법이 있죠. 그대로 옮겨서 문제가 없는 작품도 분명 있지만, 불행하게도 캣츠는 그렇지 못했습니다. 뮤지컬과 영화의 차이를 이해하지 못하고 그대로 옮겨놓으면 7세용 교육 방송같은 플롯밖에 남지 않는 법이죠. 거기다 비주얼을 그렇게 망쳐버렸으니 보는 사람들이 SAN치 체크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죠.
물론 노래는 여전히 명곡입니다. 하지만 그나마도 저는 뮤지컬 버전이 더 좋네요. Memory는 다들 호평하긴 하던데 전 그마저도 제 취향이 아니었습니다. 그... 파워풀한거 말고, 난 Memory는 애절했으면 좋겠는데.
여튼 캣츠에서 무대 특유의 관객과 소통 빼고, 비주얼 망치고, 넘버들도 뮤지컬에 비해 대단히 빼어나지도 않고. 원래 스토리야 존재하지 않았다고 봐도 무방하니 이래서야 아무리 대배우들이 호연을 펼쳐도 무리가 있죠. 저는 마지막에 맥캐비티의 작전이 무너지고 올드 듀터러노미가 고양이에게 캐비어를 주세요 하는 노래 부를때 한숨이 나왔습니다. 아니 이거 뮤지컬에도 있던가? 뮤지컬때는 이렇게 구리게 느껴지지 않았는데 왜지?? 하...
오랜만에 감상게시판을 보니까 캣츠로 설왕설래를 하시길래 제 의견을 조금 풀어 봤습니다. 여러분, 열심히 삽시다. 아카데미 상도 받았다 자기가 해야할 일만 하고 살아도 될텐데 영화 망한거 알고도 아시아의 변방 국가까지 와서 일일 미소지기하고 언플도 필사적으로 하고 간 톰 후퍼 감독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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